전 세계적인 한국 드라마 열풍은 <오징어게임>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이 충분할 것이다. 아니 <오징어게임>은 공개 이후 지금까지 한류 그 자체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 <오징어게임>은 2021년 9월 17일에 처음 공개된 이후 글로벌 OTT 콘텐츠 관련 모든 기록을 새로 썼다.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첫 28일 동안 무려 1억4,200만 가구가 시청해 역대 최초로 1억 가구 이상이 시청한 작품이 되었다. 이는 기존 최고였던 <브리저튼>의 8,200만 가구를 큰 차이로 뛰어넘은 기록이다. 넷플릭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콘텐츠별 시청 시간을 보면 <오징어게임>은 첫 28일 동안 약 16억 5,000만 시간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. 역시 역대 1위 기록이다. 넷플릭스에서 유통하는 전체 콘텐츠를 대상으로 집계한 종합 순위에서도 모든 국가(83개국, 2021년 10월 기준)에서 1위를 달성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. <오징어게임>은 총 53일(46일 연속)간 1위를 유지했다.
오징어게임
처음 공개 이후 글로벌 OTT 콘텐츠 관련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드롬을 일으킨 ‘오징어게임’
<오징어게임>은 2022년 비영어권 드라마 가운데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. 할리우드의 중심도시인 미국 LA에서는 9월 17일을 <오징어게임의 날(Squid Game Day)>로 제정했다. 특정 드라마의 날을 지정한 것은 미국에서도 최초의 사례였다.
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사랑받은 것은 20여 년 전부터의 일이다. <사랑이 뭐길래>가 1997년 중국에서,<겨울연가>가 2003년 일본에서 흥행한 것이 시작이었다. 이어 2003년과 2004년 한국에서 방영된 궁중음식 소재의 사극 <대장금>이 일본, 중국, 튀르키예 등 91개국에 수출됐다. 한동안 잠잠했던 K-드라마는 2013년 <별에서 온 그대>, 2016년 <태양의 후예> 등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한류 열풍을 되살렸다.
킹덤
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시리즈이다. K 좀비 장르의 포문을 열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.
파친코
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‘파친코’
이후 2019년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<킹덤>이 탄탄한 각본과 연출력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, 이른바 ‘K 좀비’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. 드라마를 본 외국인들은 작품 배경인 조선 시대의 건축과 의복 양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. 특히 한국의 전통 모자인 ‘갓’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해외 쇼핑사이트 아마존에서 판매되기도 했다.
한편 2020년 코로나19의 창궐과 OTT 시장의 확산은 K 드라마가 더욱 많은 해외 팬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. 특히 2020년 방영한 남한의 재벌집 딸과 북한 남자 장교의 사랑을 다룬 <사랑의 불시착>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 나라에서 선보이며, 일본에서 10주 동안 넷플릭스 순위 탑 10에 오르는 등 아시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. 웹툰이 원작인 <이태원 클라쓰>는 멜로드라마를 별로 안 좋아하는 일본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, 일본판이 제작되기도 했다.
이어 <빈센조>, <갯마을 차차차> 등도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상위권에 장기간 위치했다. 2022년 4월에는 애플TV+가 무려 1,000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<파친코>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. 7월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된 <이상한 변호사 우영우>가 20개국에서 ‘TV 쇼’ 부문 1위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.